"수술을 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캄보디아 북서쪽에 위치해 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바탐방에서 일생을 보내고 있는 무이 로르(Muy Lor·61)는 45세부터 갑상선을 앓기 시작해 15년간 투병해온 '고통'에서 최근 해방됐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 덕분 때문이다. 무이 로르 씨는 수술이 끝나자 '고맙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수없이 되내이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은 지난 10월 20일부터 27일까지 6박 7일 동안 캄보디아 바탐방에서 '닥터장 수술캠프'를 실시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닥터장수술캠프는 지난 9년 동안 프놈펜 헤브론 병원을 캄보디아 대표 병원으로 성장하게 한 것을 발판삼아, 의료사각지대인 바탐방을 새로운 개척지로 선택했다. 10년 전 헤브론 병원에 처음으로 전신마취 수술장비를 들여와 세팅하며, 이곳을 심장수술 등 수백 건의 첨단수술이 가능한 곳으로 발전시킨 것처럼 바탐방에도 새로운 기적을 만들겠다는 의지이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닥터장수술캠프는 캄보디아 바탐방에서 10월 20~27일 의료봉사를 실시하고 국내 의료진 및 현지 병원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캄보디아는 씨엠립, 프놈펜 지역을 제외하고는 일반 국민들이 낙후된 의료기술로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기에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며, 가난한 현실은 이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삶과 죽음조차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익숙하게 만들었다. 특히 바탐방 지역은 국경과 가까워 과거 국경 분쟁이 종종 일어났던 곳으로, 아픔을 호소하기보다 참는 것에 익숙한 캄보디아인들에게는 하늘에 뜻에 맡기는 것이 보편적인 선택이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무료 수술조차 포기하기도 한다.


장여구 서울백병원 교수를 비롯한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은 10월 20~27일 캄보디아 바탐방에서 '닥터장수술캠프'를 열어 현지 환자들을 무료로 수술해줬다. 바탐방 YIKUOK 병원에서 진행된 이번 캠프는 캄보디아 지역방송국의 닥터장수술캠프에 대한 집중보도와 함께 환자들의 입을 통해 성공적인 수술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갑상선 암덩어리를 가진 열두살 어린 소녀가 직접 찾아오는 등 점점 열기를 더해갔다. 15년 이상 고통받았던 환자가 수술을 통해 하룻밤 사이 혹을 제거한다는 것은 이들에겐 기적과도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형편이 어려워 수술을 할 수 없어 편치 않게 참으며 지낸 환자, 병이 언제나 생각을 지배한 것이 두려웠다고 말하는 환자의 삶은 닥터장수술캠프에 참여함으로써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번 수술캠프를 통해 새 삶을 찾은 PHON SOPHEA(38,여)는 "주변에 갑상선 암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이 많이 있지만 치료받기는 힘들 실정"이라고 하소연하며 "앞으로도 이런 도움의 손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바람을 밝혔다.


한편,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은 한국의 슈바이처, 고(故) 성산 장기려박사의 숭고한 인술을 따르기 위해 1997년 7월 창단된 이후 국내 노숙자, 영구임대아파트주민, 외국인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22년째 국내 무료진료를 하고 있다. 또한 1999년부터 활동영역을 넓혀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필리핀·몽골 등 개발도상국 빈민층을 찾아다니며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의료 NGO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